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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2026.10.17

가뭄 때마다 용수 확보로 난리인데, 우리 사업장이 물 부족이 아니라고요?

글로벌 분석 도구가 국내 사업장의 물 부족을 놓치는 이유

2023년 2월, 주암댐 저수율이 23.9%까지 내려갔습니다. 여수·광양 산업단지는 주암댐과 수어댐에서 하루 약 70만 톤의 공업용수를 받습니다. 입주 기업들은 하반기 정비 일정을 상반기로 앞당겨 물 사용을 줄였고, 2월까지 33만 톤을 아꼈습니다(경향신문, 2023; 이투데이, 2023).

이처럼 가뭄 때마다 용수 확보에 애를 먹는 사업장이 글로벌 물 리스크 분석 도구에서는 '높음'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분석 도구가 틀려서라기보다, 분석 도구가 무엇을 재는지와 사업장이 실제로 겪는 부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1. 대표 지표는 연평균 값입니다

글로벌 물 스트레스 지표는 물 수요를 이용 가능한 물의 양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대표값은 월별 값을 수요로 가중해 1년 값으로 합치고, 1979~2019년 40년 자료의 장기 추세로 산출합니다(Kuzma et al., 2023, pp. 7, 11). 우리나라는 여름 석 달에 연 강수량의 54%가 내립니다(기상청, 2021). 봄 갈수기의 부족이나 특정 가뭄 해의 부족은 이 대표값에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분석 도구에는 월별 값과 계절·연간 변동성, 가뭄 지표도 있지만, 보고서에는 대표값 하나만 옮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서울 9배 넓이 안의 사업장이 모두 같은 값을 받습니다

분석 도구는 유역마다 값을 하나씩 계산합니다. 계산 단위인 유역의 중간 면적은 5,318㎢로, 서울 면적의 약 9배입니다(Kuzma et al., 2023, p. 5). 같은 유역 안에 있는 사업장은 어디에 있든 모두 같은 분석값을 받습니다. 분석 도구가 유역 안의 물을 어디서나 나눠 쓸 수 있다고 가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해안과 섬 유역은 여러 개가 하나로 묶여 있어 이 가정이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 도구 스스로 밝힙니다(Kuzma et al., 2023, p. 12). 예를 들어 여수·광양 산업단지는 바닷가 유역에 있지만, 공업용수는 주암댐과 수어댐에서 끌어옵니다(경향신문, 2023). 분석 도구는 산업단지가 있는 해안 유역을 평가할 뿐, 실제로 물을 대는 댐은 인식하지 못합니다.

3. 물을 나누는 제도는 모형에 없습니다

글로벌 모형은 큰 댐의 저류를 어느 정도 반영합니다. 반면 다른 유역에서 물을 끌어오는 광역상수도와 공업용수도, 취수 허가량, 가뭄 때의 감량 조치 같은 관리·제도 요소는 담지 못합니다(Kuzma et al., 2023, pp. 11, 36). 국내 댐은 가뭄을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네 단계로 나눠 대응합니다. 하천유지용수와 농업용수를 먼저 줄이고, 심각 단계에서는 생활·공업용수도 20%를 줄입니다(머니투데이, 2026). 2015년 보령댐 가뭄 때는 이 댐에서 물을 받는 8개 시군의 생활·공업용수 공급량이 20% 줄었습니다(노컷뉴스, 2015).

4. 사업장의 물 부족은 공급 체계에서 생깁니다

유역 전체의 물이 넉넉해도 사업장은 물이 모자랄 수 있습니다. 공업용수 계약 물량의 한도, 단일 취수원 의존, 가뭄 단계별 용수 감량 공급이 그 이유입니다. 유역 단위 지표로는 이런 부족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비슷한 일은 해외에서도 있습니다. TNFD가 2026년 10월 13일 발간한 LEAP 가이던스 2.0(2023년 이후 처음 개정된 최종본)에 실린 기린홀딩스 사례를 보면, 분석 도구에서 고위험이 아니던 사업장이 2024년 홍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기업은 2025년, 일본 정부의 홍수 위험 지도까지 더해 생산 사업장 전체의 물 리스크를 다시 평가했습니다. 주요 사업장에는 설문을 보내 실제 피해와 운영 차질 이력을 확인했고, 피해나 비용 증가가 확인된 곳을 최우선 사업장으로 지정했습니다(TNFD, 2026, pp. 140~141).

글로벌 지표와 국내 수급 자료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글로벌 분석 도구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분석 도구를 만든 기관도 이 지표를 우선순위를 가리는 데 쓰고, 그다음 현지 상황을 자세히 평가하라고 권합니다(Kuzma et al., 2023, p. 36). SBTN 담수 가이던스 역시 현지 모형과 기준이 있으면 그것을 우선하라고 합니다(SBTN, 2026, p. 133). 따라서 국내 사업장의 물 리스크는 글로벌 지표와 함께 가뭄 때의 국내 공급 신뢰도를 확인하고, 사업장의 공급 체계는 따로 점검해야 합니다. 스케일러블에서는 글로벌 물 스트레스 지표와 국내 물 수급 등급을 사업장별로 확인할 수 있고, 이 결과는 사업장이 실제로 겪을 물 리스크를 판단하는 근거가 됩니다.

참고문헌 (8)
  • 경향신문 (2023) '해수 담수화해 공업용수로…가뭄 대책으로 급부상', 2월 26일. https://www.khan.co.kr/article/202302260830021 (접속일 2026.10.17)
  • 기상청 (2021) 「신(新)기후평년값이 보여준 기후변화」, 보도자료, 3월 25일.
  • 노컷뉴스 (2015) '안희정 지사, 보령댐에서 가뭄 극복 대책 논의', 9월 29일. https://nocutnews.co.kr/news/4480622 (접속일 2026.10.17)
  • 머니투데이 (2026) '댐 물 부족하면 어디부터 줄일까…하천유지용수부터 긴축', 9월 13일. https://www.mt.co.kr/economy/2026/09/13/2026091114390624379 (접속일 2026.10.17)
  • 이투데이 (2023) '광주·전남 최악 가뭄에 死水도 활용…내주 단비 소식에 해갈될까', 4월 1일. https://www.etoday.co.kr/news/view/2236309 (접속일 2026.10.17)
  • Kuzma, S. et al. (2023) Aqueduct 4.0: Updated decision-relevant global water risk indicators. Technical Note. Washington, DC: World Resources Institute. https://doi.org/10.46830/writn.23.00061
  • SBTN (2026) Step 3: Set targets, Freshwater Technical Guidance, Version 2.0. Science Based Targets Network.
  • TNFD (2026) Guidance on the identification and assessment of nature-related issues: the LEAP approach, Version 2.0. 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인용하실 때는 아래 출처를 함께 적어 주세요.
스케일러블 네이처스 (2026) '가뭄 때마다 용수 확보로 난리인데, 우리 사업장이 물 부족이 아니라고요?', 스케일러블 네이처스 인사이트. https://scalablenatures.com/insights/water-stres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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